매운 겨울바람 끝에 솔 향기 실려 오고
낮게 깔린 지붕 위로 저녁연기 모락모락
골목마다 서려 있는 어린 날의 웃음소리
하얀 눈송이처럼 고운 추억이
고향의 품속에서 아스라이 피어난다
까치설날부터 설레어 잠 못 이루던 밤
새 옷 머리맡에 두고 꿈꾸던 그 순수함
어머니의 손때 묻은 떡국 김 속에
세상의 먼지 묻지 않은 맑은 동심이
그리운 얼굴들로 하나둘 살아난다
세월이 흘러 고향 떠나
도시의 불빛 아래 서 있어도
설이 오면 마음 먼저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따뜻한 품
변치 않는 고향을 찾아
자신을 불러주는 집을 향해 걷는 존재
그리움은 단지 옛 마을이 아니라
잃어버린 본향을 향한 숨결
잠시 머무는 이 땅의 나그네
순례자의 지팡이를 짚고
눈보라 속에서도 걸어간다
저 하늘의 나라 영원한 아버지 집을 향하여
오늘도 이 땅에서 우리의 설날은
떡국 한 그릇의 나이가 아니라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천국의 길
주님 계신 그곳에서 맞이할 영원한 새 아침
참된 안식을 사모하며 다시 모일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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