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햇살에
뜨겁게 달구어진 산과 들
축 늘어진 나뭇가지
타들어가는 풀잎들
끈적거림에 목마른 영혼
갑자기 어디선가
시꺼먼 구름이 몰려와
무섭게 천둥을 치며
하늘을 데리고 와서
왈칵 쏟아내는 소나기
모두 꼼짝없이
제자리서 비를 맞으며
눈물에 흠뻑 젖어
빗소리에 감추어진
서러움을 씻어내고
싹 가시는 무더위
잠시 뒤
강렬한 햇살이
다시 자리 잡았지만
뭉게구름 속에
초록은 살짝 연두빛으로
변신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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