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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0] 꽃샘추위

이몽식 2024.03.10 15:11 조회 수 : 106

봄이 오는 길목에

무엇이 아쉬워서

무슨 미련이 남아서

누가 반긴다고

가던 길을 돌아서

몽니를 부리고 있나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에

연한 가지 덜덜 떨고

피어나는 꽃봉오리 움츠리고

기지개 펴려던 새싹들

숨죽여 고개 숙이며

오는 봄을 돌리려 듯

시샘하는 꽃샘추위

 

호된 추위에 피어나야

더 진한 향이 난다고

좀 더 기다려야

아름다운 꽃이 된다고

좀 더 고독해야

꺾을 수 없이 단단해진다고

 

혹독한 봄앓이에

화들짝 놀란 가슴 쓰담으며

곱게 옷고름 여미고

따뜻한 봄날의 시련

좀 더 견디며 기다린다

님이 오시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