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땡볕에
이글거리는 대지
밤에도 식지 않고
뿜어대는 열기
삶이 기계처럼
체바퀴 도는 세상에서
세속의 욕망을 녹여
멈추어 보라고
한낮에 흘러가는
예쁜 뭉게구름도 보고
매일 밤 모양이 달라지는
달빛도 달래보고
고통스런 대양(大洋)의
넘실거리는 파도도 돌아보고
불볕더위에 익어가는 대지를
뜨겁게 사랑해 보라고
깊어가는 여름밤
석촌 호수의 매미가
계시(啓示)처럼 울어대며
어디에선가 바람이
당신의 기운으로
산에서 내려와
땀과 삶에 흥건히
젖은 나를 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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