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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기

신민철 2005.12.27 21:04 조회 수 : 24272 추천:138

  감사합니다.

25일 주일 오전 예배드리고 오후에는 처갓집에 갔었습니다.
저녁먹고 11시 넘어 화곡동 집에 와서 씻고 TV좀 보고있는데(12:30)소영이가 그만  

"배가 아파"
그러더라구요. 변비로 고생하더니 좀 아픈가 보다 했는데 피가 좀 난다는 것이었어요.

설마 벌써 그 진통이랴 하고 일단 누웠지요. 장모님에게는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가 4시경 잠에 깨고서야 알았지만 소영이는 밤새 잠 못자고 진통 주기를 측정했답니다.

4시에 거실로 소영이가 나오길래 아기 날 가능성을 80%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씻고 캐리어에다 짐을 챙겼구요.

근데 이 와중에 소영이는 자기 없으면 와이셔스는 누가 다리냐고 와이셔스 4개 정도를 다렸습니다. 그리고 퇴원하면 연말정산 한다고 서류 챙기더라구요..ㅋㅋ
착한건지

서류는 두라고 하고(와이셔스는 다리고) 6시쯤 거여동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부모님이 차를 가지고 오셔서 같이 장인, 장모님이 계시는 인천의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8시경 입원했구요. 앞으로 식사 못한다고 하자 소영 왈 "아이! 밥 먹고 올껄"

오전엔 가끔 진통이 오긴했지만 양가 부모님과 같이 웃고 사진찍고 한껏 여유를 부렸습니다.

저와 두 어머니와 아프면 주물러 주고 운동 시켜주고 기도하고,.., 참 긴시간을 보냈습니다. 소영이가 아프다고 우는 거 보면 저도 마음이 아파 같이 울기도 했구요,.
사랑하는 여인이 우리의 아기를 위해 고생하는 모습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더라구요.

약간의 위기도 있었습니다.

아기가 태변을 먹어 안좋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병원 같았으면 제왕절개 하자고 했을것입니다. 아기 맥박도 심하게 떨어졌구요.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 -

계속 같이 있다가 잠시 나가라고 한 후에 이제 날거니까 가족들 다 들어오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소영이 감싸면서 손에 같이 힘주었고 바로 우리 진영이가 나왔습니다. 눈코입귀 멀쩡하고 사지 정상이었구요... 의사선생님이 등을 치니까 울더라구요....
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습니다.

제가 탯줄 자르고 어머님들과 목욕시켰죠..

다른 가족들은 쌍까풀이 있네, 눈썹이 진하네 머리숱이 맡네 잘생겼네 하지만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신생아가 뭐가 예쁘겠습니까?

저는 진영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영아! 너는 하나님과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일꾼이 되거라"
그리고 소영에겐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소영아! 하나 더 날 만하냐?"


궁금하실것같아 두서 없이 썼습니다. 기도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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