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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2] 가을기도

이몽식 2021.09.12 15:32 조회 수 : 34

이제

내 나이

가을에 접어들어

고달픈 이의 소리도

아파하는 이들의 외침에

이골이 날 때가 되었는데

여전히 그 상황에 부딪히면

어색해 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나는 누구인가

 

내 향기에 취해

놓지 못하는 마음의 연민

가을바람에 마음껏 흔들리며

뿌려대는 꽃씨들처럼

이름도 빛도 없는

무명의 가을꽃이 되게 하소서

 

내 감정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굳은 마음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고즈넉한 들판에 누워

모든 걸 내려놓고

안식하는 대지가 되게 하소서

 

내 시야에 가려져

읽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주님과 사람들의 마음

뭉게구름 너울거리며

하늘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선명한 가을 호수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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