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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0] 기다림의 절기-대림절

관리자 2007.12.16 01:26 조회 수 : 6209 추천:29

지금 우리가 지키고 있는 절기, 성탄절 직전 4주간을 대림절, 또는 대강절(待降節, Advent)이라는 절기입니다. 주님의 첫 번째 오심과 다시 오심을 동시에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이 절기는 성탄절을 기다리는 절기이요, 심판주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그리스도인의 명절의 시작이 바로 12월입니다. 주향한 교회가 12월을 새로운 회계연도의 시작을 잡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세상의 명절에서 가족을 생각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대림절은 철모르는 어린 아이의 신앙에서 성장해 하나님 나라의 본향을 그리워하며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잔치의 자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림 절기는 기다림의 절기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무엇인가를 기다림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기다림 속에서 삶은 진행되고 기다림 속에서 인도되고, 기다림 속에서 성취되어 갑니다. 그리고 보면 우리의 삶은 무엇인가를 기다림이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생의 성패도 기다림에 따라 좌우됩니다. 인생은 출발부터 기다림으로 출발합니다. 산모가 새 생명을 잉태하여 열 달을 기다림으로 채워야 출산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습니다. 만일에 새 생명이 열 달의 기다림을 다 채우지 못하게 되면 조산하게 되고, 조산하게 되면 미숙아로 분류되어 인큐베이터 안에서 남은 기다림을 채워야 합니다. 이처럼 기다림이 없는 곳에는 생명도, 축복도, 응답도, 성취도 기쁨도 없습니다.

찬란한 새벽도 길고 긴 밤중을 기다려야 찾아오고 새파란 봄도 매서운 겨울을 기다려야 우리 곁에 찾아옵니다. 뿐만 아니라, 풍성한 가을의 수확도 지루한 장마와 태풍을 기다려야 살포시 고개를 숙이는 것입니다. 농부는 씨 뿌림으로 추수를 기다리고 산모는 잉태함으로 출산을 기다리고 낚시꾼들은 미끼를 던짐으로 고기를 기다립니다. 밤에는 아침을 기다리고 겨울에는 봄을 기다립니다. 하루하루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약속시간을 기다리고, 전화오기를 기다리고, 보낸 편지 답장오기를 기다리고, 누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좋은 소식을 기다립니다. 쌀 씻어 불 지펴 놓고 뜸 들기를 기다리고, 외출한 자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우리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신앙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도의 응답을 기다리며, 홀연히 임재하실 하나님을 기다리며 병 낫기를 기다리며, 문제해결을 기다리며, 믿음의 성숙을 기다립니다. 신앙의 최고봉은 기다림 입니다. 연단 중에 마지막 연단도 기다림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기다림이 있으면 그것은 소망입니다. 그러나 그 기다림이 없어질 때 그것을 우리는 절망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우리 성도님들의 기다림이 유난히 길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소망이 크다는 증거입니다. 긴 기다림 속에서 인내하는 것은 더 큰 소망을 이룰 것을 믿기에 그렇습니다.

또한 교회도 거여동 10년의 부흥에 대한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기다림은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닙니다. 분명한 약속이 있는 소망의 기다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다린다는 것은 그냥 만연히 기다리는 게 아니라 간절히 사모한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시107:9 “저가 사모하는 영혼을 만족케 하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심이로다” 기다리는 만큼, 사모하는 만큼 은혜를 받는 법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성탄의 때를 소망으로 기다리는 자들에게, 삶의 고난 가운데서 회복의 때를 기다리는 자들에게, 또한 오랜 인고 끝에 이루실 하나님의 꿈과 비전을 주향한 공동체에게 이번 성탄은 우리 삶의 현장과 삶의 실체에 찾아오실 주님을 만나는 절기가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