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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의 차드

방유영 2011.03.09 10:42 조회 수 : 18171 추천:8





차드에 와서 계속 새벽 3시에 깨고 있다.
새벽시간에 어제를 정리하고 큐티도 하며 바시락거리는데 새벽마다 아프던 왼팔이 오늘 새벽에는 너무나 아파서 “아이고야” 하면서 깼다 신경과 뼈가 욱신거리며 아픈데 왼팔만 그렇게 아프다.
기도하려 엎드리자 죄의 유혹으로부터 강팍케 됨을 면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떠오른다.
어려운 환경조건에서 마음이 강팍하게 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 떠올랐다. 늘 웃는 선교사님들, 그 행복이 어디서 온 것일까 생각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차드를, 차드사람들을 사랑해야 늘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하나님의 임재연습이 오늘, 여기서, 나는 [웃음]이구나, 오늘 나는 항상 웃겠다’ 다짐하고 기도드렸다.

오늘 아침은 야채와 고구마샐러드에 김장섭 선교사님께서 아침 일찍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 사오신 땅콩기름에 튀긴 밀가루 빵인 조그만 베니헤를 차와 함께 먹으며 시작했다.
그리고서 오전에 근처에 있는 5번교회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몇 번을 차로오가면서 거기가 교회인지 학교인지 모르고 그냥 왔다 갔다 했었는데 그 맨땅위에 있는 조그맣고 네모난 흙집이 학교였던것이다.  아무도 없을 것같은 조그만 방에 아이들 수십명과 선생님들이 계셨다. 유치부아이들에게 이야기설교를 차목사님께서 해주시고 아이들에게 동서남북 종이접은 것을 가지고 “꼼사 꼼사(이렇게 이렇게)”라고 양손을 사용하면서 손가락 움직임을 가르쳐주었다. (사진)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떻게 할지를 잘 몰라서 열심히 설명은 하면서도 좀 난감한 느낌을 가졌다. ‘아 좀 더 쉬운 뭔가가 없었을까?.’ 사탕을 나눠주고 껍질을 까주고서 아쉬운 짧은 만남을 가지고 옆교실의 초등학생반으로 갔다.(사진)
아까 바로 옆 유치원교실에 있을때 선생님께서 소리를 치며 아이들을 혼내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는데 파란 와이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선생님께서 힘들고 슬퍼보이는 얼굴로 우리를 맞으셨다.
이번에는 내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아야 아야 힘들어하고 뿌리가 말했어요”하며 돌멩이를 치는 흉내를 내자 아이들이 웃었다. ‘음 뭔가 행동과 모양을 만들어내는걸 재미있어 하는구나’싶었지만 처음하는 통역에 (나-양승훈선교사님-선생님) 긴장되서 더 무슨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이야기 마지막에 여러분이 여러분의 나라 차드가 커갈 때 이런 좋은 나무처럼 좋은 어른이 돼서 나라를 세우는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을 때 많은 아이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감격스러웠다. 아이들은 미래를 꿈꿀수 있는 조그만 소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진심으로 이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기를 소망한다. 마찬가지도 동서남북 색종이접기를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접어보았다. 한손을 한꺼번에 네 군데 공간에 쑥 집어넣고서 꼼지락거리며 움직여주니 아이들이 웃는다. ‘아 아까 더 어린애들한테 한손으로 이렇게 가르쳐줬어야했는데 두손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게 했으니...아이들이 수능친거같은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을런지...’
사탕을 선물로 주고 문밖으로 나올때 선생님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선생님도 젊은 차드의 국민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과 가치를 늘 발견하셔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이제 점심식사 시간이 돌아왔다. 한국에서 가져온 야심작 떡국떡과 오뎅으로 이틀전 떡볶기와  오뎅국을 대접해드렸는데 오늘은 이 작은 떡으로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어 송영호 선교사님의 마법같은 고기국물에 끓여서 전용탁선교사님네 넓은 거실에서 함께 먹고서 둘러앉아 단기팀과 선교사님팀 윷놀이 대항전을 벌였다.
단기팀의 여권을 걸고 하자는 위험한 제안을 피해서 ㅎㅎ 아이스크림을 걸고
일차전, ‘빠니니’빵을 걸고 이차전, 억울해서 삼차전까지 진행하다가 단기팀의 기권으로 윷놀이가 끝났다.
어떻게 그렇게 말들을 한데모아서 천국으로 입성들을 하시는지 ..웃음밖에 안나왔다. 오죽하면 기권을 했겠는가
짧은 일정 때문에 포기할 뻔 한 시장구경을 김영섭, 신재영선교사님과 함께 가기로 했다.
은자메나시장이니 차드에서 제일 큰 시장이다. 내일 마플링에 내려가기 전 사야할 것들을 사기위해서 비디오촬영도 안되고 여권과 지갑도 조심해야 하는 긴장감을 안고 시장으로 갔다. 시장중심에는 회교사원이 있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다녀도 꽤 넓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가 지나갈 때 땅에 침을 세게 뱉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그냥 가래뱉는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게 던지는 모욕을 주는 행위로 느껴졌다. 시장상인들 중에는 비슷비슷하게 생겨보이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둥글고 눈이 크고 젊은 얼굴의 사람은 아까 딴데서 분명히 본사람 같은데.. 머리가 희끗하고 얼굴이 마른 할아버지들도 비슷해보여서 구별이 잘 안갔다. 똑같은 사람이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는 것같이 이 두 타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플링에 가서 입을 현지옷을 한 벌에 3000세파에 샀다. 우리 여집사들은 그 와중에도 이 색이 나랑 어울릴런지 디자인이 어떤지를 살피는 꼼꼼함을 잊지않았다.^^ 근데 우리가 산 이 원피스들은 차드스타일이 아니고 세네갈에서 건너온 스타일이라는데 여성들이 입은 차드옷은 치마가 좀더 좁고 소매도 길고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경우들도 있었던 것 같다.
김영섭,신재영 선교사님께서 세미나를 위해 잠깐 머무시는 숙소에 들러 시원한 물도 먹고 쉬다가 AIM선교사 자녀학교에 들러 그곳 선교사님들께 인사드리고 왔다. 선교사님들의 기도편지에 나온 싱글선교사님의 이름을 듣자 반가왔다. 기도편지에서 보았다고하자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리고서 바로 이시우 집사님께서 모든 선교사님 가정을 부르셔서 식사를 대접해주시는 자리에 우리도 함께 초대를 받아갔다. 차드에 하나밖에 없는 중국요리집이다. 여러 요리가 나왔는데  자장면은 안파는 중국집이다.
주은이는 그 식당입구의 매끄러운 바닥이 너무 좋다고 나가서 한참을 신발로 문지르고 다니며 즐거워했다.  
숙소로 돌아와 마플링으로 가져갈 짐을 꾸리고 마음과 몸에 어떤 이상들은 없는지 함께 나누고 기도했고 복음의 증거, 사랑의 증거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함께 드리고 저녁 모임을 마쳤다.  오늘 혼자서 웃는 연습을 아무도 모르게 조끔씩했다. 내가 이렇게 잘 안웃는 사람이었구나. 어색하고 멋쩍게 혼자서 몇 번씩 웃어보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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