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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 (弔辭) 허태준 선교사를 보내며....

관리자 2006.02.14 02:54 조회 수 : 5771 추천:54

사랑하는 나의 동역자, 나의 친구, 우리의 허태준 선교사님!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날, 우리는 너무나 슬픔과 충격에 빠졌습니다. 허선교사님이 우리와 다른 길을 갔다는 소식은 그토록  동행하기를 원했던 챠드 선교여행을 마치고 파리로 나오는 날 밤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몸은 떨었고 가슴은 녹아 내렸습니다. 바로 이주 전 주까지만 해도 컴퓨터 메센저로 사역과 삶을 나누었는데. 아니 바로 한주 전 챠드에서 안부전화까지 해서 우리의 선교여행을 격려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요?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뜬 눈으로 몇일 밤을 세우고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부르기나 파소  땅으로 가서 당신의 남겨둔 시신을 보고서야 정말 당신이 우리의 곁을 떠난 것을 인정했습니다.

당신은 정말 비전의 사람이었습니다. 1996년 어느날  아프리카로 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선교회로 찾아와 무조건 선교사 후보생 서류를 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선교회에 와서 불어권 아프리카의 척박함과 그 영혼들의 소외된 소식을 듣고 밤잠 이루지 못하며 그 땅을 가보기를 원했던 것도 주님이 주신 비전을 한시도 놓지 않았던 당신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다음해 바로 그토록 그리워하던 서부 불어권 정탐을 향해 단기 선교사로 출발했지요. 아프리카 땅을 밟고 비전을 확인하고서는 선교회본부로 돌아와 행정간사로 본부 총무로 섬김도 모두 불어권 아프리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읽었던 비전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9년 동안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서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에서 교역자로서 사역을 배우고, 선교훈련을 받고,  드디어 아프리카 땅으로 파송을 받았지요. 프랑스에서 10개월 언어연수를 하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부르기나 파소를 출발할 때 춤출듯이 기뻐했던 당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당신은 하나님과 사랑을 사랑하는 순수함 영혼을 가진 열정의 사람이었습니다. 허태준하면 제일 먼저 떠오는 이미지는 순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당신의 영혼은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하고 깨끗하였습니다. 그 순수함의 근원은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때움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너무나 사랑하여 언제 어디서나 찬양을 쉬지 않고 하는 모습에서 그 사랑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좀 지나칠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찬송과 율동으로 사람들을 당황케 한 적도 많았지요. 아프리카 단기 선교 때에는 항상 아이들 앞에서 찬송과 율동으로 아이들을 항상 끌고 다녔지요. 또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남을 아프게 하지 못하고 자신이 짐을 늘 지고 다녔지요, 그리고 너무 솔직해서 손해도 많이 보았습니다. 때로는 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끊임없이 말꼬리 이어가는 개그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것도 사람을 좋아한 심성 때문인 것을 압니다. 그리고 어디서나 분위기 메이커 였습니다.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을 당신은 몇 분내에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모습에서 당신이 얼마나 이웃을 사랑하는지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열정은 단순히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영혼을 사랑하는 영혼구령의 열정이었습니다. 그것은 아프리카로 단기선교여행을 갈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 결국은 복음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주님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서 구령의 열정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짧은 부르기나 파소에서 5개월의 시간에도 당신은 끊임없는 영혼을 향한 열정으로 살았습니다. 사실 1년 동안은 선교사 초년생으로 언어를 더 배우고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데 시간을 보내겠다고 본부에 약속을 했지만 영혼을 향한 사랑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가정부에게 복음을 전하고, 동네에 나가면 동네에서 노는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택시를 타면 택시 기사에게 복음을 전하여 계획에는 없었지만 1월 셋째주 부터 마당에서 예배를 시작한다면 첫 교회를 위하여 기도를 부탁했던 당신의 모습이 바로 엊그제입니다. 교회가 시작되면서 당신은 더욱 영혼을 향한 마음이 커져갔지요. 그래서 그날도 자신의 집 가르댕의 아내가 몸이 아파서 누워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어 가르댕과 현지인을 태우고 100키로 떨어진 고향집을 방문했다가 뛰어든 소를 피하면서 옆에 타고 있는 현지인들이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핸들을 튼 것이 바로 당신과 우리를 이렇게 갈라 놓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나님 한 분외에는 아무도 몰랐지요.

그 일이 있고 난후 내게 늘 입버릇 처럼 내게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뼈를 묻겠습니다.’ 했던 말이 바로 당신의 유언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놀랐던 그것은 사고가 나고 부르기나 파소에 들어가서 몇 일전 당신으로부터 복음을 들은 회교도 청년에게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 청년에게 당신이‘부르기나 파소의 영혼을 위해서는 나는 죽어도 좋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분명 그 말은 평소에 당신이 품었던 아프리카 영혼을 향한 복음의 열정을 표현한 각오였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유언으로 받으시고 그렇게 그 말이 사실이 되게 하였습니다. 주님은 당신이 그 청년에게 고백한 그대로 당신의 죽음을 통해 부르기나파소의 영혼을 위한 제물로 받으셨던 것입니다.

당신의 죽음을 보며 짐 엘리엇과 그의 네 친구들을 그린 '영광의 문' 그 책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에콰도르의 아우카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려다 그들에게 살해 당한 그 젊은이들... 그러나 그들의 아내와 태중의 아기와 새 생명들을 통해 하나님은 놀랍도록 복음을 전파시켰고, 결국은 아우카 부족이 하나님께로 돌아온 승리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부르기나 파소 영혼 구원을 위하여 드려진 당신의 죽음은 부르기나 파소의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을 믿음의 눈으로 봅니다. 그리기에 이제 남은 우리들은 당신이 이루지 못한 불어권 선교의 꿈을 당신의 뒤를 따라 이어 갈 것입니다.

허선교사님! 이제 당신의 환한 얼굴을 이 땅에서 볼 수는 없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주님의 위로를 구합니다. 당신은 갔지만 우리 가운데 당신이 남기고 흔적은 늘 우리 삶에 영원한 메시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주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고, 복음을 위해 살았던 삶은 우리에게 늘 그리스도의 향기로 남아 우리에게 도전과 위로를 줄 것을  확신합니다. 이제 그간 모든 수고와 고통을 뒤로 하고 기쁘게 주님과 함께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이제 우리도 눈물을 닦고, 슬픔 대신 주를 찬송할 것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허선교사님! 우리의 허선교사님! 이제 모든 수고 끝내셨으니 주님의 품안에서 편히 안식하소서!

2006년 2월 10일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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