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전화하신 분은 우리교회 등록한지 두달이 못된 이상희 성도님이었습니다. 지금 병원에 가는 길이라며 심장 기증자가 나타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일 새벽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으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상희 성도님을 한달 전에 등록심방을 했을 때 자신이 심장병을 앓고 있으며 심장 박동기를 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치유를 위해 기도하면서 그 때 육체로 고통당하는 분이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면서 목회자로서 사뭇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그 날도 이미 병을 앓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은데도 그날 심장 이식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간다는 소식에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바로 수술에 들어갈 수도 있어 전화로 기도를 해드렸습니다. 수술이 하나님이 손아래 잘 진행되기를 기도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하였지요.

저는 전화로 기도를 해드리고 수요예배와 목자모임까지 마친 후 11시가 되어서 입원해 있는 아산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큰 수술이 주는 중압감으로 힘들어 하고 있을 이상희 성도님과 남편 이정주 성도님의 표정을 연상하면서 병실 문을 열었는데 저의 예상과는 달리 두 분의 표정이 매우 담담하였습니다. 특히 이상희 성도님은 오히려 밝은 표정에 저희 부부를 맞이하여 다소 놀라웠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앓았고 심장이식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그 표정이 이해가 되었지만 역시 두 분이 서로 사랑하며 믿음이 있는 분들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새벽에 있을 수술을 위해 찬송과 말씀과 기도로 위로한 우리 부부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목요일 아침, 수술여부를 확인하려고 전화를 하니까 기증자의 심장이 좋지 않아 수술이 취소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목사는 더 좋은 수술을 위해 연기된 것 같다고 위로의 말을 하고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사자는 얼마나 실망이 클까 생각하고 두 분의 마음에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목사의 위로의 말을 들으시고 바로 응답하셨습니다. 다음날 금요일 저녁에 이상희 성도님의 전화가 다시 걸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밤에 수술을 하러 이미 병원에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9시까지 밤새 걸친 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얼마나 작은 육체 위에 가해진 심장 이식수술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수술이 잘 되었다는 말에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의식이 돌아오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듣고 토요일 저녁 면회시간에 맞추어 집사람과 함께 중환자실에 들어갔습니다. 무균실에 격리 되어 있어 유리 너머로 보이는 이상희 성도님은 수술 후 통증에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우리도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기도 소리는 이상희 성도님에게 들리지 않겠지만 집사람과 함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달력을 펴서 유리에 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집사람이 무균실에서는 대화가 안 되는 것을 알고 집에서 지난해 달력을 들고와 뒷면에 매직으로 ‘이상희 성도님. 힘내세요.’라고 써왔던 것이었습니다. 이쪽에서는 달력으로 글을 쓰고 저쪽은 표정으로 응답하는 짧은 대화였지만 우린 모두 알아 듣고 서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때 다시한번 대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사랑으로 하는 것임을 거기서 또 한번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상희 성도님의 얼굴도 잘 모르지만 이 소식을 듣고 모든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기도로 통하고, 기도로 사랑하는 주의 사랑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일임을 생각하면서. 이번 수술한 부분들이 잘 아물어 이전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이상희 성도님을 교회에서 뵐 날을 확신합니다. 늘 지체들을 위해 기도와 사랑을 아끼지 않는 주향한 모든 성도들을 생각하면서.. 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