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든 사이

어둠을 헤집고

갑자기 꽃봉오리

펑펑 터트려

성내천은 순식간에

하얀 빛으로

온통 아수라장


눈부신

하얀 자태에

넋을 잃은 몇 일간

젖몸살 앓듯

사무치는 그리움에

하얀 불 밝힌 꽃잎이

긴 둑을 따라

한강에 이르러

물에 젖어 흘러간다


이제

고운 꽃잎

바람에 날려

하얀 옷 벗어버리고

봄비에 젖어

뚝뚝 떨어지면

너울대는 마음의 시름

말끔히 씻어내고

연두 빛깔로

출렁이는 봄기운

귀에 쟁쟁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