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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0] 달려간 길 끝에는

이몽식 2015.09.05 11:56 조회 수 : 2209

모리타니아

수도 누악소트에서

내륙 신게티까지 오백여킬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오직 한 길이 있어 달렸다


달리는 내내

모든 것을

다 녹여 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에

풀 한 포기 나지 않아

아무 것도 생존할 수 없는

끝없는 사막에 펼쳐진

거대한 모래 산들이

능선으로 이어진 사이로

군데군데

푸른 오아시스 나무가

끈질긴 생명을 유지하며

이 땅의 옛 역사의 찬란함을

말해주는 듯 했다


모래사막을 지나

능선 끝에는

움직이지 않고

기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웅장한 산을 만들고

사막을 덮어버린

황량한 광야에는

인간역사를 압도하는

신비한 태고(太古)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길이 끊어져

달려간 길 끝 모래마을에는

땅이 하늘과 닿아 있었고

오랜 세월 이 땅에 순응한 사람들의

깊게 파인 얼굴 주름살 사이로

석양을 따라 길게 늘어진

순례자의 마음도 하늘과 닿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