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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7] 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관리자 2008.04.27 04:30 조회 수 : 9781 추천:33

지금도 노래를 좋아하지만 저는 어릴 때 무척이나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환경이 힘들고 어려운 어린 시절에 배운 동요는 제게 신앙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초등학교 때 배운 동요가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를 수 있는 곡이 많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그 동요를 흥얼거릴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동요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릴 때 무척 많이 불렀던 윤극영 선생님이 지은 '반달'이라는 동요였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돛대에 계수나무 한 나무 아기 진달래,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이 동요를 반복적으로 부르면서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란 부분의 가사가 유난히 마음에 느낌이 오면서 어릴 때 시냇가에서 종이배를 만들어 놀던 기억이 났습니다. 종이배를 여러 개 접어서 냇가 물에 띄어 놓고 입으로 불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바람을 일으켜서 종이배를 물살이 흐르는 곳까지 움직이면 물살 따라 배가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하면 그 종이배를 따라 뛰어 따라갔던 기억입니다.

반달이라는 동요는 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생생하게 생각나게 하면서 묵상까지 되는 것이었습니다. 종이배는 자신의 의지는 없고 오직 물이 움직이는 대로 간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반달의 가사처럼 종이배에는 돛대도 없고 삿대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물살 따라 움직이는 종이배가 평화롭게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돛대도 삿대도 없는 종이배처럼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면 사실 아무 염려와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늘 마음에 평안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은 말은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면서도 늘 자기 의지대로 살려고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도 우리는 인생의 핸들을 하나님에게 맡기지 못하고 삽니다. 그래서 늘 걱정과 염려와 더 나아가서는 원망과 불평을 달고 살 때가 많습니다.

노아가 만든 방주도 돛대도 없고 삿대도 없는 배였습니다. 아무리 성경을 보아도 다른 것은 방주를 만드는데 있어서 다 지시를 했는데 배의 움직임을 결정짓는 돛대나 키를 어떻게 만들라는 지시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방향이나 속도를 가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실수 하신 것일까요? 그러실 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실 것이기에 그리 하셨던 것입니다. 노아의 방주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가야할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노아는 키를 조절할 필요도 없고, 돛대를 세워 속력을 낼 필요도 없이 위로 뚫린 창을 통해 하나님만을 바라보면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아는 그 동물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평안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뭔가를 하려고 합니다. 내 힘으로, 내 지식으로, 내 능력으로, 내 경험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키를 잡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고, 돛대를 올려 속력을 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잘 살고 열심히 사는 것인 줄 알고 말입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것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내 배, 즉 내 인생이 흠집투성이고 여기저기서 물이 샐 뿐입니다.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핸들을 움직이도록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든 범사를 하나님께 맡기면 좋으신 하나님은 가장 최상의 삶을 만드실 것입니다. 이것은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를 바라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