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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48] 벅스 라이프

관리자 2008.11.30 04:31 조회 수 : 5642 추천:29

예전에 언제가 누군가 비데오를 주어서 '벅스 라이프' 라는 만화영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았습니다. 그 비데오에 나타난 개미사회의 모습 속에 흡사 인간사회를 보는 듯 했습니다. 개미는 경제활동을 군락(colony)을 이루어 수행하며 군락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철저한 분업제도를 채택합니다. 일단 충분한 수의 일개미를 길러낸 후에는 그저 알을 낳는 일에만 전념하면 되는 여왕개미. 그와는 달리 일개미들은 우선 여왕의 시중을 드는 일부터 시작하여 알, 애벌레, 번데기 등을 돌보는 보모 일을 봅니다. 그리고 집안의 허드렛일을 거쳐 나이가 들면 밖으로 나가 막노동이나 경비를 서기도 하고 먹이를 구하러 돌아다니거나 전쟁터에 불려가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기도 전에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개미들도 있습니다. 개미사회가 성취한 분업 중에서 사회적으로 볼 때 가장 신기한 것은 바로 '번식분업'입니다. 여왕개미는 평생 오로지 알을 낳는 일에만 전념하고 일개미들은 그런 여왕을 도와 군락의 번식에 필요한 모든 제반 업무를 담당합니다. 또한 병정개미들은 군락의 안정을 위해 전장에서 목숨을 바치며, 수개미들은 오직 단 한 번의 짝짓기를 위해 평생을 준비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일개미들의 담당업무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으며 차츰 다른 종류의 일들을 하게 되는 이른바 연령별 분업제도가 행해진다는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때는 여왕의 시중을 드는 일부터 시작하여 알이나 작은 애벌레들을 돌보기도 하고 그들의 부화를 돕기도 하는 이를테면 간호사나 산파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유년기가 지나 청년기에 접어들면 큰 애벌레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고 목욕을 시키기도 하는 본격적인 유모의 일을 하다가 장년기가 되면 굴 밖으로 나가 식량을 구해오거나 군락을 지키는 일을 하기도 하고 새 굴을 파는 작업에 가담합니다. 처음에는 얌전한 집안일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위험한 국방이나 각종 토목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개미의 생존방식을 보면서 주님께서 믿는 우리들에게 봉사를 통하여 교회를 세우게 하시는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교회의 존재 양식은 공동체입니다. 성경적 표현을 쓰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우리는 그 몸의 지체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좀 쉽게 표현하면 가족 공동체입니다. 가정에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들이 어우러져 교제하고 함께 서로 섬기며 살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데 있어서 섬김과 봉사는 필수입니다. 자기가 받은 은사와 은혜대로 교회를 섬기는 것은 공동체 생활의 기본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교회 봉사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교회 봉사는 선택이 아니라 존재양식, 그 자체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봉사는 필수입니다.

교회 봉사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교회를 오래 다녔기 때문에 명예나 계급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봉사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신앙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주님께 돌려 드리는 것이 봉사입니다. 또한 봉사를 통하여 자신을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봉사할 때 신앙이 자라고 온전한 그리스도인들로 세워지게 됩니다. 봉사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체로서 우리 모두는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세워야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너무나 부족하지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지체됨의 자리에서 봉사로 교회를 세워 나가야 합니다. 2009년도 우리의 섬김과 봉사를 통해 주님의 교회를 온전히 세우는데 쓰임받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