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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 절망의 무서운 병

관리자 2010.01.31 06:57 조회 수 : 5699 추천:27

이번 주 수요일 날 아침 뉴스에 한결같이 다루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부사장 자살사건이었습니다. 사건 전모는 삼성전자 부사장인 이원성씨가 지난 26일 새벽 아파트 24층에서 술을 마시고 장문의 유서를 남긴 뒤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이씨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던 그가 2년 연속 좌천된 인사에 크게 충격 받아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씨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석사와 미국 스탠포드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또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일본 반도체를 앞지르기 위해 해외 인재를 적극 유치하던 1992년 입사한 S(Super)급 인재로 1998년 이사보, 2000년 상무, 2004년 전무, 2007년 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습니다. 이 부사장은 특히 2004년 플래시메모리 사업담당 전무로 발탁돼 휴대용 IT기기의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플래시메모리의 폭발적인 성장을 주도해 그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40%를 기록하는 데 크게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가 전무에서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도 바로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삼성엔지니어 최고의 영예인 삼성펠로우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1월 삼성이 단행한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에서 이씨는 비메모리인 LSI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밀려났고 올해 초에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주는 파운드리(foundry) 공장장으로 발령 났습니다. 이씨는 시가 80만원(27일)인 삼성전자 주식을 지난 7일 현재 8473주 보유, 주식가치만 60억원이 넘고 삼성전자 부사장 연봉이 1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돈 문제로 이씨가 고민한 것은 아니라고 주변에서 보고 있습니다. 삼성 주변 사람은 "이씨는 이번 인사발령을 굴욕적으로 느꼈을 것"이라며 "내성적인 성격인 이씨가 혼자 오래 고민하다가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런 뉴스를 대하면 참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한국이 OECD국가 중 자살율이 1위라는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죽음입니다. 그렇게 학벌도 좋고, 출세도 하여 돈도 많은 사람이 왜 죽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분야의 최고가 되어도 남들이 모르는 시련과 고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절망과 좌절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절망만큼 무서운 병은 없습니다. 절망하는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바뀌고 맙니다. 절망하는 인간에게는 자신이 가진 돈도,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도, 모두 헛된 것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그토록 돈이 많은 재벌도, 그토록 인기있는 연예인도 절망함으로 자살하는 것입니다. 절망은 어떠한 암보다도, 어떠한 전염병보다도 무서운 인류의 질병입니다.

절망은 “이제 끝이다.”하는 데서 옵니다. 더 이상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데서 절망은 옵니다. 그런데 믿음의 사람은 이 절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가집니다. 그런데 절망의 상황에서 믿음을 가지는 이유는 흔히 말하는 적극적 사고방식이나 신념 때문이 아닙니다. 더더욱 상황이 곧 반전되리라는 요행심리 때문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못된 아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붙잡으려고 합니다. 아들을 위해 변호할 뿐만 아니라 끝까지 아들을 도우려고 합니다. 이것이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믿음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제 끝이다.”하는 순간에 “이제 하나님의 시작이다.”라고 외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