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부는
가을바람에
지난여름
무더위의 고통을
까맣게 잊었다
높아진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에
지난 모든 아픔을
순간 잊었다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꽃잎에
의식하지 못한
진한 그리움이
갑자기 깨어났다
서늘한
아침저녁 공기에
잠시 더위로 잊은
마음의 노래가
깊은 침묵으로
절로 다시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