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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6] 신앙의 매너리즘

관리자 2007.04.22 01:51 조회 수 : 5934 추천:47

스탠버그라고 하는 유명한 화가가 성 베드로성당 위고신부의 요청으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그는 성당의 부탁을 받고 그림을 얼마동안 그리다가 중단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림 값이 너무 싸게 흥정되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면서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림 값을 다시 흥정할 생각으로 그림 그리기를 중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도 그는 다른 그림을 또 그렸습니다. 집시 페피타라고 하는 모델을 놓고 그는 세속적인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마도 나체화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림을 그리다가 잠깐 쉬게 될 때, 이 모델 페피타라고 하는 여인이, 초안만 만들어놓고 완성하지 않은 그림을 보면서 “저 그림은 무엇이에요?” 하고 물었습니다. “예수님에 관한 그림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모습이군요.” “그렇습니다.” “무슨 사연입니까?” 그 모델은 교회에 대하여 성경에 대하여 전혀 모르는 한 집시였던 것입니다.

좀 귀찮지만 설명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탠버그는 부득이 통속적인 성경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오셨고 이렇게 많은 병자를 고치고 착한 일을 많이 하시다가 십자가에 돌아가시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이 페피타는 그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냥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슬퍼합니다. 너무너무 슬퍼하니까 화가인 스탠버그는 그 우는 집시여인을 위로할 마음으로 “울지 마세요. 예수님은 부활하셨습니다.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셨다가 다시 부활하셨으니까 울지 마세요.” 그랬더니 눈을 번뜩 뜨면서 “정말로 부활 하셨습니까?” 이 여인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밝아지는 것이에요. 그렇게 기쁜 낯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보는 순간 스탠버그는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지금 이 여인에게 예수는 만백성을 위해 죽으시고 그리고 부활하셨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듣고 저 사람은 저렇게 밝은 생명력을 얻는데 내가 정말 예수의 부활을 믿고 있느냐? 정말 내가 예수님이 부활했다고 말했는데 내가 정말 믿는 것인가?” 하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의 신앙은 이미 죽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러니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그리면서 돈 적게 준다고 흥정하는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때 스탠버그는 마음에 가책을 받으면서 다시 새롭게 신앙인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감사한 마음으로 이 그림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탠버그의 십자가’ 란 그림은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주고 영감을 주는 그림으로 기독교사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외래어이면서도 자주 쓰여지는 단어가운데 매너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단어는 사전적으로 일정한 기법이나 형식이 습관적으로 되풀이 되어 독창성과 신선한 맛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타성과 거의 같은 뜻입니다. 이 단어는 예술세계에서 사용되던 말로서 ‘독창성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경향으로 고정되어 감동을 상실함으로 사실상 퇴보해 가는 전통주의’를 의미합니다. 요사이는 이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 전반에 쓰이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무서운 것은 신앙의 매너리즘입니다. 교회에 주일마다 빠짐없이 참여하고 예배도 드리고 봉사도 하지만 드리지만 신앙의 내용은 없고 의미 없는 종교행위만 반복하고 있다면 매너리즘에 빠진 것입니다. 마음도, 생각도 없이 입으로만 부르는 주님의 이름, 아무런 기대도 없이 드리는 예배와 기도, 주님의 임재를 인식하지 못하면서 남발하는 사람들 앞에서 신앙의 언어들, 이 모두가 매너리즘의 증상입니다. 반복적인 일상을 살다보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신앙인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이 매너리즘입니다. 이 매너리즘을 깨지 않으면 신앙의 생명력과 부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신앙은 오늘 나의 삶에 역사하시는 주님을 믿고 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신 말씀에 주님의 역사를 기대하고 믿음으로 순종하는 삶입니다. 그러면 나의 삶은 매순간 살아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기적과 경이로움을 날마다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