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다 싶어서

이 남자다 싶어서

남남이 서로 만나

둘이 한 몸이 되어도

사는 날 동안 매일 티격태격

 

아침에 벌컥 화를 내며 나가도

저녁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저 화상 하면서 웃는 아내

 

집에 들어와 밥이 있어도

아내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남편

남편이 데려다 주지 않으면

시집간 딸네 집에 갈 수 없는 아내

 

남편은 아내의 발이 되고

아내는 남편의 눈이 되어

남편의 등에 업힌 아내가 앞을 보고

아내를 업은 남편이 길을 간다

 

서로를 원망하고 탓하면서도

가정의 한쪽은 남편이 맡아서

다른 한쪽은 아내가 맡아서

묵묵히 같은 항로를 나란히 걷는다

 

늙어

누구의 아내인지

누구의 남편인지

모르는 날이 와도

아내는 푸른 강물이 되고

남편은 떠가는 구름이 되어

영원으로 이어지는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