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의 끝에

봄은 왔는데

지금은 봄이 아니다

 

기다림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려고

잎도 나기 전

먼저 노란 꽃으로

여기저기 축포를 쏘는

개나리가 피어도

봄이 아니다

 

긴 추위에

낙심한 이들에게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

온 하늘을 벚꽃이

하얗게 덮어도

봄이 아니다

 

사랑에 목말라

곤고한 이들에게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려

목련이 한껏 부풀어

봉오리를 터뜨려도

봄이 아니다

 

푸르른 하늘에

눈물을 심으며

시린 가슴에

매일 밤마다 부르짖음으로

쪼그라진 심장이 다시 뛰고

모든 두려움이 사라져

가슴에 살아오는

은총의 봄을 간절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