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하늘은 높아지고
구름은 고와지고
살결에 스치니
잊었던 추억의
가을을 소환하여
눈물이 핑그르
내 혼에 부딪히니
영혼을 깨워
풀벌레 소리
깊어가는 밤
홀로 기도로 물들이고
대지를 덮으니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우고
지난여름 지친 땅을
맛깔스럽게 익혀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