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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4] 비가 내립니다

이몽식 2013.07.14 05:44 조회 수 : 6793

옅은 구름에

잔뜩 찌푸린

진한 구름이

입 맞추어

이른 새벽 줄곧

내내 쉬지 않고

온 하늘을 열고

양평 강가에 비가 내립니다.

 

강길 옆 푸르른

이파리에 부서지듯

때리는 빗방울이

내 영혼 움푹 패이는

은혜의 폭포 되어

지난 밤 가시지 않는

육체의 피로를

말갛게 씻어냅니다.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두물머리 바람소리 겹쳐

하늘을 타고 올라가는

웅장한 교향곡이 되어

지난 날 내 영혼의 신음을

깊이 덮어 버립니다.

 

물줄기 따라

강을 껴안고

너그럽게 돌아가는

짙은 물안개에

새벽 날개 치듯

내 영혼 깊이

만져 주시는 당신이

눈 시리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