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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1] 고(故)장기려 박사의 기다림

관리자 2011.12.18 06:55 조회 수 : 6016 추천:3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장기려 박사가 떠난지 10년이 되었으나 그의 삶의 모습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는 평안북도 용천에서 1911년에 출생하여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지원하였습니다. 이때 그는 이 학교에 들어가게만 해 준다면 의사를 한번도 못보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 그는 장인의 권유로 백인제선생 문하에서 외과를 전공하였고 1940년 의학박사가 됩니다. 그는 전쟁중 1950년 12월 남하하여 천막을 치고 무료 진료소 복음병원을 시작합니다. 그는 복음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동시에 서울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부산 의과대학 교수 및 학장으로 서울 카톨릭 의대 교수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76년 국민훈장동백장을, 1979년 막사이사이상을 받았으며, 1995년 인도주의 실천 의사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평생 무소유의 원칙을 가지고 자신은 병원 옥탑 방에 살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의술을 펼쳤습니다. 그는 노년에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박애와 봉사정신으로 인술을 펼쳐 한국의 성자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는 1995년 12월 25일 성탄절에 별세하여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고요히 잠든 그의 묘석에는 그의 유언대로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란 아홉 자의 한글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의사로서의 삶보다는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사랑과 섬김 그리고 희생의 정신으로 이웃을 위하여 사는 살이 무엇인지 보여준 삶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살다 간 그의 일생이었지만 가슴에 가장 큰 아픔을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그것은 그는 6.25 전쟁중 아내와 다른 가족이 함께 남하하지 못하여 평생 홀로 산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여러 사람들의 재혼을 권유했지만 "결혼은 오직 한번하는 것이라"하면서 죽기까지 45년 동안을 재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북쪽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면서 살았습니다. 그가 부인을 그리며 1990년에 쓴 망향편지는 우리들의 가슴을 에이게 합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당신인 듯하여 잠을 깨었소. 그럴 리가 없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달려가 문을 열어 봤으나 그저 캄캄한 어둠뿐… 허탈한 마음을 주체 못해 불을 밝히고 이 편지를 씁니다. 여보…."

그의 나이 80세 되던 1991년 남북 적십자에 의해서 북에 있는 아내와 자녀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편지 그리고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받게 됩니다. 그것을 보고 듣고 난후 자기의 심경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5남매가 잘 장성한 모습을 보니 꿈만 같습니다. 우리가 헤어질 때 아내는 36살이었는데 여자 혼자 5명의 자식을 키웠으니 얼마나 고생이 심했는가 몰라볼 만큼 늙은 아내의 모습을 보니 너무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서로가 살아 있으리라는 것을, 서로의 사랑이 변치 않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는 꼭 보게 될 것 이라고 굳게 믿었기에 우리는 크게 놀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평생을 헤어져 그리워하며 살았지만 언젠가는 꼭 만나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평생을 기다린 장기려 박사의 그 기다림의 모습이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한 마디로 기다림을 상실한 시대라 부를 수 있습니다. 요즘 시대는 기다림이라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며 도무지 그럴 이유나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믿는 우리에게는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성탄의 계절,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림은 우리 인생의 소망이며, 살아가게 하는 힘이며 삶의 동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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