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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8] 부활의 소식

이몽식 2012.04.07 21:25 조회 수 : 6131

남태평양에 괌이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요코이’라고 하는 자그마한 동굴이 있습니다. 1972년 거기서 한 노인이 발견되었습니다. 마을에서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뒷산 근처에 사람 모양의 짐승이 산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바로 이 노인이었습니다. 이 노인의 이름은 쇼이치 요쿠이, 나이 58세인 일본군인 이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 일본 나고야에서 징집되어 괌에 배치되었다가 거기서 홀로 30년을 산 것입니다. 어찌 홀로 짐승처럼 동굴에서 30년을 살았을까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지 벌써 30년이 되었지만 그 사람에게는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전쟁 중인 줄 알고, 그래서 산에서 내려가면 죽는 줄 알고 그렇게 30년을 홀로 동굴에서 버틴 것입니다.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서 안타까운 30년을 보낸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도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 여전히 전쟁 가운데 삽니다.

 

 

오늘은 부활절 아침입니다.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무덤 문을 박차고 우리 주님이 부활하셨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소식이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보냈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모든 사람으로 나희 부활의 소식을 전하라. 저 요코이 동굴에 사는 자들에게 가서 사망 권세가 지배하던 이 땅에 부활 생명의 길이 열렸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소식을 귀로는 듣고 있지만 마음에 까지 이 소식이 당도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듣지 못하게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짓말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의 시체를 도둑질해 갔다’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거짓말은 예수의 부활 소식을 전하는 제자들 보다 먼저 전해졌습니다. 이게 보기보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유사 이래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 온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제자들이 시체를 움쳐갔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지요. 이 소식은 빠르게 펴져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00년전 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예수의 부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수많은 장애물에 의해 은폐되고 있습니다.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예수의 부활소식은 부정되고 있습니다. 장애물이 생각보다 높고 두텁습니다. 그때처럼 지금도 거짓은 세련되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 보냅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짓말이 화려해도 거짓을 거짓일 뿐입니다. 거짓은 화려한 언변으로 잠시 우리를 속일 수 있으나 거짓으로 우리 영혼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가장 부활의 강력한 증거는 그렇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자 가장 두려워했던 제자들의 변화입니다. 분명 그 당시 그들이 예수 부활 소식을 전하는 것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부활 소식을 들고 세상에 나가서 전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그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두 눈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분명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진실이 있었기에 세상을 향해서 예수님의 부활을 외쳤던 것입니다.

 

 

부활의 아침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진정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소식이 여러분의 가슴에 당도했습니까?” 세계2차 대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 왔듯이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더 이상 이 땅은 죽음으로 폐쇄된 공간이 아닙니다. 죽음 너머 부활의 생명의 새 길이 열렸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리라” 그러나 아직 이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마음에는 여전히 어둠이요, 절망이요, 죽음입니다. 부활의 아침, 부활의 소식이 우리 심령 속에 확고하게 새겨지고, 부활의 생명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