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따가운 팔월의 햇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하얀 구름 살짝 덮어
구월이 왔네요.

지난여름 장마와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를
강물은 모르는 듯
모든 흔적들을 다 지워버리고
흘러가는데

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이
그 모든 소식을 안다는 듯
몸을 뒤척이며
헛기침 소리에
멈칫하다가
다시 흘러갑니다.

어느새
여름내 못다한 울음을
터뜨리는 매미소리에
신록은 깊어가고
고추잠자리 한껏 날개 짓에
곡식은 조금씩
고개 숙여 열매를
준비합니다.

파란 하늘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손짓은
만추(晩秋)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에
진한 그리움으로
사무쳐옵니다.

오늘도
구월이 오는
뜨락에 나가
황금빛 영혼
영글어 익어가는
가을의 꿈을
한 광주리
주워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