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나뭇잎에
가을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세월이 간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고 있었습니다.

거리마다 바람에 휘날리는
샛노란 은행잎에
지난 계절이
한올 한올 담겨져
눈물겹습니다.

어릴 때 고향에서 보았던
작은 우물에 걸린
파아란 가을 하늘이
울컥 떠올라
어린 마음에 담았던
꿈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깊은 뜻을
주워 보겠다고
별을 헤아리며
영혼의 마음을
담아보겠다고
속세의 먼 길을 떠났던
그 시간의 꿈을
다시 꾸어 봅니다.

주님!
모든 대지위에 나무들이 열매를 맺고
떨어져 내년 봄을 위하여
대지위에 돌려주는 시간
황량한 광야에
내 영혼 벌벌 떨며
꼭꼭 모질게 숨겨진 속사람
겨울 내내 눈보라에
다시 다듬겠습니다.